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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책 소개]

입양아 카밀라가 친모를 찾아나가는 이야기.

 

기나긴 지난함을 거쳐 진실에 가닿으려는 몸짓.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헷갈렸다.

 

[읽게 된 계기]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박보검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읽고 싶어져서 읽게 되었다.

 

[김연수 작가의 또 다른 책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 국도>,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스무살>,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책 속 구절&내 생각]

# And then moves on(이윽고 다른 곳으로 움직인다). 사람은 나고, 또 죽는다. 어쨌든 남은 사람의 인생은 계속된다. 유령을 볼 수도 있고, 젊은 여자를 안고 잘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부분은 젊은 여자를 안고 자는 쪽을 선택하겠지. 에릭이 그 대부분에 속한다고 해서 내가 비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나라면 유령을 보는 쪽을 선택하겠다. "에릭에게는 에릭의 인생이 있는데, 내 반응이 무슨 상관이야?"

→ 죽음. 누군가의 죽음이 내게 큰 상처가 될 줄은 몰랐다. 사람은 나고 또 죽는데, 어찌됐든 내 인생은 계속되는데 난 자꾸 죽음의 시간들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빨리 나오고 싶은데, 이제 거의 다 나온 것 같은데 완전히 나오지는 못했다. 내가 누군가를 많이 사랑했나 보다.

 

# 외로움이 사람을 약하게 만들기도 하나? 의아했다. 나는 늘 더 강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외로울수록 강해져야 하는데 나는 약해지는 것 같다. 속으로는 약한 나이지만, 겉으로는 센 척을 한다.

 

모든 사람은 근본적인 외로움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외로움을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는 외로움이 있는 것 같다.

 

# "우린 지금 검은 바다를 건너가고 있구나. 이게 우리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네가 말했다. 대답을 바라고 물은 게 아니었으니까, 유이치의 대꾸도 없었다. 그런 질문의 답은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 답을 알아내려면 더 많은 인생이 필요했다. 시간이 흐르면 그때 검은 바다를 건너간 일이 네 삶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저절로 알게 될 테니까. 그리하여 시간이 흐른 지금, 네가 알게 된 것은? 일단 그 검은 바다를 건너간 뒤에 몹시 앓게 되리라는 것. 3월의 밤바다로 부는 바람은 활력을 잃은 채 난간에 기대 하염없이 상념 속을 배회하던 네게 치명적이었다. 무기력해진 너의 면역 체계는 체내에 침투한 감기 바이러스를 막을 힘도, 의지도 없었다.

→나도 검은 바다를 건넌 것 같다. 

 

# 이제 괜찮아질 거야. 더 이상 안 아플 거야. 다 나았어.

 

 

# "정지은과 관련해서 도의적으로는 모를까, 도덕적으로 내가 비난받을 만한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너는 그 말이 혼란스럽다. 도의와 도덕의 경계는 과연 어딜까?

→ '도의'의 뜻은 '사람이 마땅히 지키고 행해야 할 도덕적 의리'이고, '도덕'의 뜻은 '사회 구성원들의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도의' 와 '도덕'을 국어사전에 검색해봤을 때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여서 한자사전에 검색해보았다.

'도의'는 길 도, 옳을 의. '도덕'은 길 도, 덕 덕.

'도의'는 옳은 것을 말하는 것이고, '도덕'은 그냥 도덕을 말하는 것 같다.

이렇게 해석해보면, '정지은과 관련해서 옳지 않은 일을 했을 수 있지만,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다.'가 된다. 행위의 옳고 그름과 도덕 사이를 논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심연이 존재한다. 깊고 어둡고 서늘한 심연이다. 살아오면서 여러 번 그 심연 앞에서 주춤거렸다. 심연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다."

→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우리는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 그래서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다.

참 매정한 말이면서도 슬프고 안타까운 말이다.

 

#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파도이고 바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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