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계 빈곤의 현실과 우리가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30가지에 대해 설명한다.
빈곤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부유한 나라가 만든 세계 구조의 문제이다.
하지만, 사회 구조적인 문제일 지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있다.
[책 속 구절]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원조'는 한때 염증을 사라지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의 상황을 바꾸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깥으로부터 물건이나 최신 기술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지금도 세계의 여러 곳에는 먹을거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필요한 것은 문제를 마주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을 믿고 행동하는 일이다. 그 행동이 있고서야 비로소 밖에서 보내는 응원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 NGO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은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같은 시선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서로 이어 주어 함께 해결책을 생각하는 것이다.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쌓을 수 없다. 태국 동북부 농촌에서 시작된 아침 시장은 지금은 지역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운영위원회가 꾸려 가고 있다. 더 이상 우리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새로운 지역사회 만들기의 선구자로서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의 지원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원조가 아닐까.
#상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들의 생활을 파괴하고 더욱 가난한 상태로 몰아넣는 원조. 군대까지 동원한 강제 퇴거라는 인권침해를 불러온 원조. 이것이 과연 '사람을 살리기 위한 원조'일까.
#'원조'라는 말만 듣고서 현지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버릴 것이 아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보다 뒤떨어지니까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이어지는 일이 무척 많다. 선의로 시작했으니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손쉽게 믿어 버리고, 상대방도 선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불평을 하기가 어려워서 결국 효과가 제대로 검토되기 힘든 것이다.
#공정무역은 어떻게 하면 지구의 부를 가능한 한 모두에게 평등하게 나눌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작은 단위로 서로 손을 잡고 궤도를 수정해 가면서 선순환을 이루어내야 한다. 무엇이든 효율과 규모가 지배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런 사업 형태는 상상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와 사람들이 지르는 비명을 듣고 궤도를 수정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 이른바 '자유경제'가 낳는 왜곡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자꾸만 커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생계가 자급적으로 이루어질수록 생활은 안정되지만 국민총생산은 줄어든다. 반대로 생활이 불안정할수록 국민총생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원조의 기준은 '1인당 국민총생산이 적은 나라'에서 '국민총생산을 높이기 위해' 주는 것이다. 그러니 땅과 이어져 있던 삶은 뿌리가 뽑히게 되고, 빈곤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일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원조가 아니라 '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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