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순간

나의 평점은 별 5개 중 ★★★★★ 겨울영화, 멜로영화로 강력 추천한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보고 전도연 연기에 푹 빠져서 전도연이 나온 영화들을 하나둘씩 보고 있다.

그중 제일 먼저 본 영화가 바로 <남과 여>이다.

[줄거리]

닮은 외로움. 다시 여자가 되다.

닮은 외로움. 다시 남자가 되다.

아픈 아이를 둔 두 남녀, 핀란드에서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함께하게 된다.

이후, 묘한 끌림을 뒤로한 채 서울로 돌아온 두 사람.

그리고 찾아온 재회.

각자 가정이 있지만 서로를 향한 감정을 억누를 수 없다.

우리, 사랑해도 될까.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난 상민(전도연)과 기홍(공유)은 사고처럼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 둘은 각자 자신의 가정이 있다. 상민은 누구의 아내, 엄마이기 전에 한 여자였고, 기홍은 누구의 남편, 아빠이기 전에 한 남자였다. 사랑이라는 원초적인 감정을 다루는 정통 멜로 영화이며,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겨울에 보기 딱 좋은 감성을 가진 영화이다. 그런데 혹자는 불륜을 미화한 영화라고 비판한다. 불륜을 미화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남자와 여자에 초점을 맞추고 보았다.

[출연]

전도연, 공유

박병은, 이미소, 박민지, 민무제, 백상희, 노강민, 강지우, 정선경, 윤세아, 전익령, 박민지, 김혜옥, 김영선, 정순원, 강신철, 이지훈

[이윤기 감독의 또 다른 작품들]

<어느날>,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멋진 하루>, <아주 특별한 손님>, <내가 살았던 집>, <러브토크>, <여자, 정혜>

[남과 여와 비슷한 작품]

<하늘재 살인사건> : 엄마이기 전에 한 여자, 남편이기 전에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소리, 신동미, 서강준, 이세영 등이 출연한다.

[해석]

사랑은 가장 본질적이지만 가장 특별한 감정이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일상은 감정 뒤편으로 물러난다. 가족과 일로 꽉 찬,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나날을 보내는 '남과 여'는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시간에 핀란드에 머문다. 아이의 국제학교 캠프로 잠시 헬싱키를 찾은 여자와 해외근무 중인 남자는 우연히 동행하게 된 핀란드 북쪽의 텅 빈 설원에서 서로에게 끌리고 마음을 내준다. 인적이 끊긴 온통 하얀 눈 속, 현실이 아닌 꿈과 같은 공간, 서로가 누군지도 모른 채 그 순간의 감정에 빠져드는 두 사람. 낯설고 시리도록 아름다운 핀란드의 이국적인 풍광과 만나 현실이 뒤로 물러난 시간과 공간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출처: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2133)

[후기]

결말을 이야기하자면, 상민(전도연)은 가정을 깼고 기홍(공유)은 가정을 지켰다.

상민은 자폐아 아들이 있고 기홍은 우울증 딸이 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다. 상민이 우울증인 자식이 있고 기홍이 자폐아 자식이 있었다면, 상민은 가정을 지키고 기홍은 가정을 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상민과 기홍은 아내와 엄마로서, 남편과 아빠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도덕적 의무에 지쳐있고 피로도를 느꼈던 것 같다. 이 둘은 눈 덮인, 백지장처럼 하얀 핀란드에서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모든 것에서 해방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사랑이라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감정에 충실했는지도 모른다.

과연 이 둘의 사랑이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홍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했다. 상민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상민이 일하는 곳으로 찾아온 사람, 그리고 '돌아가지 말까?'라고 물어본 사람은 기홍이다. 기홍은 계속해서 상민의 마음을 흔들었다. 상민이 흔들리는 마음을 결정했을 때, 기홍은 상민의 결정에서 달아난다. 어떻게 보면 상민만 벙쪄진, 팽당한 상황이다. 이 상황이 어이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리움', '후회', '허망', '허상'이라는 단어들이 떠올랐다. 영원한 사랑은 없는 것 같고, 사랑은 회전문 같다. 사람들이 말하는 영원한 사랑은 영원한 책임감이 아닐까.

[ost]

ost가 겨울 감성을 자극한다. 듣다 보면  눈 덮인 핀란드의 숲 속을 거닐고 있는 느낌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eDSJMPUaztiUhK0JtAHdm0k4wrefBgb8